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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경남도립극단 2026년 첫 정기공연 '반야삼촌' 성료, 끝내 살아내는 사람들의 가장 현실적인 드라마

러시아 고전 ‘바냐 아저씨’ IMF 시절 경남으로 완벽 로컬라이징

 

브릿지저널 김경미 기자 | 경남도립극단의 첫 정기공연 반야 삼촌이 지난 3일간 1,000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뜨거운 박수와 감동의 눈물 속에 막을 내렸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고전의 재해석을 넘어, 잊고 살았던 우리 곁의 소중한 가치들을 다시금 일깨우며 도민들의 지친 마음을 깊게 어루만져 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러시아 극작가 안톤 체호프의 ‘바냐 아저씨’를 원작으로 한 이번 작품은 1899년 러시아 농촌을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경남의 한 시골 마을로 옮겨왔다.

 

먼저 세상을 떠난 누나의 딸 조카 수연을 돌보며 매형인 서준형 교수 뒷바라지를 평생동안 해 온 반야가 겪는 처남-매형 간의 깊은 갈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퇴직 후 시골로 내려온 서교수가 허위와 권위 의식에 사로잡혀 가문의 터전인 땅을 팔아 서울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하자, 배신감과 울분이 폭발한 반야가 총까지 들며 파국으로 치닫지만, 결국 서교수 부부는 떠나고 남겨진 반야와 조카 수연은 다시 빚 장부를 정리하며 언젠가 찾아올 평안을 위해 묵묵히 하루하루를 견뎌내기로 결심한다.

 

삶의 균열 앞에 무너지고 좌절하면서도, 담담한 듯 다시 일어나 끝내 다음 날을 살아내가는 반야의 모습은, 각자의 고단한 터널을 지나온 우리 모두에게 ‘당신만 그런 것이 아니다’라는 가장 현실적인 위로의 메시지를 건네며 객석 곳곳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릴 만큼 깊은 공감을 자아냈다.

 

반야삼촌은 화려한 무대 장치보다 인물들의 대사 한마디 한마디를 곱씹게 만드는 고뇌과 독백 연출에 집중했다. 영상 매체에서는 결코 담아낼 수 없는 배우들의 에너지와 미세한 숨소리 떨리는 음성은 별도의 장식 없이도 무대를 가득 채웠으며, 관객들은 그들의 눈빛 하나에 울고 웃으며 연극만이 줄 수 있는 독보적인 전율을 만끽했다.

 

공연장을 찾은 한 관객은 “영상이 줄 수 없는 연극만의 생동감에 압도당했다. 지금도 우리 곁에서 꿋꿋하게 살아가는 수많은 ‘반야’들을 본 것 같아 가슴이 먹먹하다”며 “이번 공연을 보지 못한 지인들에게 다음에는 꼭 함께 오자고 벌써 연락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경남도립극단은 이번 성원에 힘입어 도내 주요 시군에 찾아가는 순회공연도 실시한다. 반야삼촌은 함양(8월), 산청(9월) 거제(9월)에서, 레퍼토리 작품 오래된 사진은 밀양(6월), 하동(6월), 김해(7월)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여름 시즌인 7월에는 도내 연극계와 함께하는 ‘연극 바캉스’를 개최해 도민들에게 특별한 휴식을 선사하고, 연말에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작품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는 따뜻한 감동의 시간을 제공할 계획이다.

 

경남도립극단 장봉태 예술감독은 “반야삼촌은 단순한 고전명작이 아니라, 오늘의 관객이 자신의 삶처럼 느낄 수 있는 이야기로 만들고 싶었다. 끝내 살아내는 사람들의 가장 현실적인 드라마 반야삼촌이 도민들에게 담담한 위로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경남도립예술단은 2020년 창단되어 도립극단과 쇼콰이어합창공연단으로 구성돼 있으며, 도민들의 문화향유 기회 확대를 위해 매년 새로운 작품으로 정기공연과 순회공연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