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릿지저널 김진석 기자 | 대구미술관은 개관 15주년 기념 특별전 ‘서화무진(書畵無盡)’을 3월 17일부터 6월 14일까지 1,2,3전시실과 선큰가든, 어미홀에서 대규모로 선보인다.
한국적 정체성을 고민하는 가운데 형성되어 온 한국화의 흐름은 한국 미술의 전개, 발전 양상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미술사의 맥락에서 현대 한국화의 흐름을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향후 발전적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됐다.
전시는 1920년대부터 2026년 현재에 이르는 현대 한국화의 흐름을 시기별 주요 작가들을 중심으로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이번 전시 《서화무진 書畵無盡》(When the Brush Moves, the World Continues)은 조선 후기 진경산수, 문인화, 풍속화가 근대에서 현대 그리고 동시대로 이어지며 예술가들에게 끼친 영향과 그 계보를 탐색하고 한국화의 무궁무진한 가능성과 다양성을 모색하는 전시다.
추사 김정희의 글씨체가 단순한 서체가 아니라 인간의 숨결과 기(氣), 세월이 응축된 풍경을 나타내듯이, 서화는 글씨와 그림을 아우르는 말이지만 이번 전시의 ‘서(書)’는 단순한 재현보다는 화가의 뜻, 감흥, 정취를 중심으로 사의(寫意)적 의미를 담고자 한 회화의 경향을 드러내기 위함이다.
전시의 제목 ‘서화무진’은 옛 화가들이 추구한 미적 성취와 표현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풍경, 추상, 인물화로 다채롭게 구현되고 끊임없이 나아감을 뜻한다.
대구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화의 독자성과 세계성을 다시금 확인하는 장을 펼쳐 보인다.
이번 전시는 전통을 발전적으로 계승하면서 현대화를 이루려 시도해 온 작고작가, 원로, 중진, 신진 작가들의 작품 200여 점을 총 8개 섹션으로 구성하여 한국화의 흐름을 다각도에서 살펴보고 다채로운 양상들을 선보인다.
전시는 크게 1부 '붓이 움직일 때,'와 2부 '세상은 이어지고', 그리고 어미홀 '천지, 근원에 대한 그리움'으로 나뉜다.
1부는 청전 이상범과 소정 변관식의 성취를 시작으로 전통적 산수의 필묵이 현대적 풍경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살피는 ▲높은 산, 긴 물, 지·필·묵의 매체적 한계와 전통 서화의 관습을 넘어서기 위해 새로운 길을 탐색해 온 시도들을 조명하는 ▲새로운 길, 가시적인 형상을 넘어 작가의 사유를 담아내는 ‘의경(意境)’의 세계를 탐구하는 ▲뜻 이르는 자리, 조선 후기 풍속화의 맥을 이어 이 땅의 사람들과 그들의 삶, 세상의 풍경을 포착하는 ▲인간, 세상을 그리다 4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2부 역시 4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전통 산수화의 소재나 구도를 토대로 하면서도 현대 한국화의 ‘회화성’이 드러나는 현대의 진경들을 선보이는 ▲한국(회)화: 새로운 진경, 역사적 서사와 믿음의 체계를 적극적으로 소환하여 동시대의 시각에서 의문을 던지고 전복을 시도하는 작업들로 구성된 ▲소환과 갱신, 전통의 재료나 기법을 빌어 다양한 내면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감각으로의 회귀, 마지막으로 현대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은폐되고 터부시되는 관습들을 모티브로 삼아 사회적 편견과 고정관념을 깨부수고자 하는 시도가 담긴 ▲뒤집어 보는 습속(習俗)으로 구성된다.
어미홀 '천지, 근원에 대한 그리움'에서는 세대를 달리하는 네 명의 작가들이 철학적, 종교적, 관념적 고민을 반영한 세상의 풍경을 제안한다.
이들이 세상을 바라보고 담아낸 각기 다른 풍경들이 모여 어미홀에서 조화롭게 펼쳐진다.
이번 전시에는 이상범, 이응노, 박생광, 김기창, 천경자, 이종상, 박윤영, 손동현, 김지평, 황규민 등 100년의 시간을 아우르는 83명의 작가들의 꾸준한 모색과 탐구,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다채로운 시선들이 폭넓게 펼쳐질 예정이다.
전시를 기획한 대구미술관 이혜원 학예연구사는 “현대 한국화는 전통을 흡수하고, 차용 또는 도전하며 시대에 맞는 모색의 길을 걸어왔다.
전통과 현대를 이분법적으로 보지 않고, 시대를 관통해 상호작용하는 흔적들로서 한국 현대미술 안에서 자리매김하고 있는 한국화의 면모를 이번 전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구미술관 강효연 학예연구실장은 “대구미술관은 개관 15주년을 맞아 그동안 다져온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시민들에게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가는 미술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하며, “K팝, K드라마, K푸드가 세계의 이목을 끄는 요즈음 한국화를 중심으로 한 K아트는 세계미술계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으며, 《서화무진 書畵無盡》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대구시민 모두 놓치지 말고 전시를 봐주시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전시 기간 중 전시와 연계해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살아있는 미술관 해설서’는 쉬운 글과 큰 글씨로 제작해 어린이와 시니어층, 일반 관람객 누구나 작품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였으며, 전시의 맥락과 작품 세계를 심화해 살펴보는 전문 강좌도 마련해 관람 경험을 확장할 예정이다. 전시 도슨트 프로그램은 3월 31일부터 매일 11시와 15시, 하루 두 차례 진행된다.
관람료는 성인 기준 1,000원이며, 자세한 정보는 대구미술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