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저널 김경미 기자 | 충북 단양군 적성면 하진리가 감빛 지붕으로 새단장을 마치고, 강변 마을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 작지만 눈부신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단양강과 맞닿은 하진리는 40여 명이 거주하는 작은 산촌마을로, 과거 조선시대에는 단양군 조산면에 속했으며, 적성에서 단양으로 향하던 나루터가 있던 지역이다.
‘하류의 나루터’를 뜻하는 ‘하진리’라는 지명은 1985년 충주댐 담수로 과거 마을이 수몰되면서, 현재의 강변 언덕 위에 새로운 터전을 일군 곳에 이어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마을에 최근 따뜻한 변화가 찾아왔다.
군이 지난 6월 추진한 ‘마을 경관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주택 지붕을 주황색 감빛으로 도색하면서 마을 전경이 자연과 어우러진 감성적인 풍경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멀리 강 건너편에서 바라보면 단정한 지붕들이 단양강 잔물결에 반사되어 하나의 풍경화처럼 펼쳐진다.
이번 감빛 지붕은 단순한 미관 개선을 넘어, 하진리 고유의 역사성과 적성면의 정체성을 담은 색채 복원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예로부터 적성면은 감나무가 많기로 이름나 있으며, 매년 가을이면 ‘금수산감골단풍축제’가 열릴 정도로 감과의 인연이 깊은 지역이다.
이러한 전통을 반영한 감빛 지붕은 마을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동시에, 가을 단풍과 어우러져 더욱 풍성한 경관을 연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진리 황선명 이장은 “하진리는 24세대, 40여 명이 사는 작은 시골 마을이지만, 단양강을 바라보는 풍경만큼은 전국 어느 지역과 견줘도 손색이 없다”며 “그동안 마을에 뚜렷한 개성이 없어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번 경관 개선으로 마을이 살아난 느낌이다. 주민들 표정도 한층 밝아졌다”고 말했다.
감빛 지붕이 강물에 반사돼 일렁이는 하진리의 풍경은, 마을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아름다운 상징이 되고 있다.
한편, 군은 앞으로도 지역 특성을 살린 맞춤형 경관 사업을 통해 소규모 마을의 경쟁력을 높이고, 군민이 체감하는 정주환경 개선에 힘쓸 계획이다.